여드름약(isotretinoin) 먹으면 키 안 커요? — 성장판 관련 팩트만 정리
여드름 치료를 위해 이소트레티노인(국내 상품명: 로아큐탄, 이소티논, 로스틴 등)을 처방받는 청소년·보호자분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 중 하나가 “이거 먹으면 키 안 크나요?”입니다. 인터넷에 “성장판 닫힌다”는 이야기가 많이 떠돌다 보니 걱정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.
이번 글에서는 추측이나 “그럴 수도 있다”는 식의 모호한 설명 대신,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 데이터를 기준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.

1. “이론적 가능성”은 존재합니다
이소트레티노인은 비타민 A 유도체(레티노이드)입니다. 동물실험과 일부 인체 연구에서 레티노이드가 **성장호르몬-IGF-1 축(GH-IGF-1 axis)**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어 왔습니다. 구체적으로는 IGF-1과 IGFBP-3 혈중 농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고, 성장판 연골세포에 직접적인 영향(연골세포 배열 이상, 파골세포 침투, 프로테오글리칸 합성 감소 등)을 줄 수 있다는 조직학적 소견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.
2. 실제로 보고된 사례는 어떤 환자들이었나?
여기서 중요한 것은 “어떤 용량, 어떤 상황에서 보고됐는가”입니다.
- 고용량·장기간 사용 사례: 가장 명확한 조기 성장판 폐쇄 사례는 소아암(고위험 신경모세포종) 치료에 사용된 사례에서 나왔습니다. 이때 사용된 용량은 여드름 치료 용량(보통 0.5~1.0mg/kg/day)보다 훨씬 높은 3~5mg/kg/day 수준이었고, 치료 기간도 수년 단위로 길었습니다. 한 연구에서는 216명 중 3명(1.38%)에서 조기 성장판 폐쇄가 발생했고, 특히 5~10세의 어린 연령대에서 위험이 더 높았습니다.
3. 그럼 “여드름 치료를 받는 일반적인 청소년”의 데이터는 어떨까?
진료실에서 실제로 만나는, 표준 용량으로 여드름 치료를 받는 청소년에 초점을 맞춘 최근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는 이렇습니다.
①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팀 (AAD 2024년 발표)
- 소아·청소년기에 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한 환자군(남 6,832명, 여 4,279명)과 항생제(독시사이클린)를 복용한 대조군(남 14,987명, 여 20,228명)의 성인이 된 후 최종 키를 비교
- 결과: 이소트레티노인 복용군의 최종 키가 대조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컸음 (남녀 모두에서 유의한 차이, p<0.05)
- 연구팀은 “이 결과는 이소트레티노인과 조기 성장판 폐쇄 사이의 연관성에 반하는 근거“라고 결론
② 메이요 클리닉 / Rochester Epidemiology Project 코호트 연구 (JAAD, 2025년 8월 게재)
- 15세 이전에 이소트레티노인(3개월 이상)을 시작한 환자 226명과, 경구 항생제를 복용한 대조군 1,179명을 비교
- 최종 키(18세 기준): 두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 없음 (−0.67cm, 95% CI: −2.21~0.87 → 임상적으로도 통계적으로도 의미 없는 수준)
- 성장 속도(height velocity):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시작 이후 일시적으로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은 관찰됨 (−0.12cm/month, p=0.005)
- 용량에 따른 차이는 관찰되지 않음
- 연구팀 결론: “이소트레티노인이 (복용 중) 성장 속도를 일시적으로 늦출 수는 있지만, 최종 성인 키에는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“
4. 정리하면
| 구분 | 내용 |
|---|---|
| 기전적 가능성 | GH-IGF-1 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 존재 |
| 명확한 위험군 | 고용량(3~5mg/kg/day)·장기간(수년) 사용, 특히 어린 연령(5~10세) — 주로 암 치료 맥락 |
| 표준 여드름 치료 용량 사례 | 드물게 사례보고 존재하나 발생률 추정 불가 (희귀 사례 수준) |
| 최근 대규모 코호트 (2024~2025년) | 표준 용량 여드름 치료 시 최종 성인 키에 유의한 영향 없음 (일시적 성장 속도 저하는 관찰되나 회복) |
종합하면,
**”여드름 치료에 쓰는 일반적인 용량과 기간에서는, 최종 키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준다는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“**
는 것이 가장 최근 데이터를 반영한 결론입니다.
5. 진료 시 참고할 점
- 무릎, 고관절 등에 새로 생긴 통증이 있다면 진료를 권합니다.
- 일반적인 용량 사용시에는 최종키에 영향을 주는 근거가 확인된 바 없으나, 매우 고용량·장기간·저연령 사용 시에는 위험이 있을수 있으므로, 복용시작 연령, 복용용량을 의사와 상담후 결정 하시는것을 권합니다.
본 콘텐츠는 발표된 문헌을 근거로 정리한 정보이며,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.
개별 환자의 치료 여부는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.
© Dr. Kim’s Medical Insight